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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저 산 능선이 필경 우리네 삶과 닮아있다 생각한다.
지긋한 노모의 허리처럼 굽은 저 굴곡이 한때의 내 최선이었고, 뚝 떨어진 저 가파름이 나의 고통이었음을 안다.
멀리서 보면 이리도 아름다운 물결이
한때는 나의 눈물에 섞여 깎아지른 마음을 타고 흘렀음을 안다.
삶은, 한 인생은 가까이서 마주하면 편협하고 인색함이 전부인 듯 보이나 수 걸음, 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 필경 아름다운 절경
머무르지 않는 바람처럼, 곡식을 거두지 않는 공중의 저 새들처럼 자연과 인간의 섭리를 멀리서 볼 줄 아는 마음을 가진다면 인생은, 우리네 삶은 필경 갖출 때와 내려놓을 때를 아는 사계를 닮아 푸르를 것임을 나는 안다.
구태여 낙엽을 붙들지 않는 저 나무의 지혜처럼.
수구초심/ 이 솔로몬
인스타그램: https://www.instagram.com/p/B-wvRDElJqa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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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갖출 때와 내려놓을 때를 아는 사계를 닮아 푸르를 것임을'
'구태여 낙엽을 붙들지 않는 저 나무의 지혜처럼.'
어떻게 단어의 나열이 이토록 예술적인데 모호하지 않고 곧을 수 있을까.
위로보다 뾰족한 자극을 주는 것은 지금 내 마음이 나와 너무 가까워서인 것 같다.
나는 지금, 머무르지 않는 것이 당연한 바람이 머무르지 않을까봐 초조해 하고 있으니까.
이렇게 억지로 낙엽을 붙들고 있다간 여름의 무더위에 타버릴 게 분명하다.
반 발짝만이라도 물러나 봐야겠다. 나무와 사계처럼, 이 글처럼 지혜롭게.